모시잎 송편을 꼼꼼히 뜯어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

송선담떡집

송편을 반으로 갈라 속 재료와 앙금의 밀도를 보여주는 단면

떡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어떤 떡을 골라야 할지 몰라 망설인 적이 있다. 송편 하나를 집어 들었을 때 속 재료가 무엇인지, 피가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따져본 적이 얼마나 됐을까. 이번에는 그냥 먹지 않고 꼼꼼히 뜯어보기로 했다.

신선한 초록빛의 모시잎이 바구니에 담겨 있는 모습

모시잎, 색보다 속이 더 풍부한 재료

모시잎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대개 초록빛 색감에 먼저 눈이 간다. 그런데 이 재료, 보기보다 속이 꽉 차 있다. 식이섬유와 칼슘, 무기질이 풍부하고, 예향떡에 따르면 칼슘과 칼륨이 우유보다 약 40배 많이 함유되어 있다. 항산화 성분인 루틴도 쑥보다 5~6배 더 들어 있어 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.

단순히 색을 내기 위한 재료가 아니라, 오랫동안 우리 식재료로 쓰여온 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. 모시동부송편, 모시흑임자송편, 모시참깨송편 세 가지 라인업 모두 이 모시잎 피를 기본으로 한다. 소의 종류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, 피 자체가 이미 하나의 재료 이야기를 담고 있다.

동부의 구수함, 흑임자의 깊은 고소함, 참깨의 담백한 향이 각각 모시잎 특유의 풀내음과 어우러진다. 색이 예쁜 게 다가 아니라는 말이 여기서 실감된다. 모시잎을 주재료로 쓰는 떡이 늘어나는 흐름은 이 재료의 영양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.

창고에 가득 쌓인 곡물 포대

30알에 10,000원, 이 가격이 가능한 이유

30알에 10,000원이라는 숫자를 처음 봤을 때 계산이 맞나 싶었다. 일반 떡 시장에서 포장된 떡 한 개가 2,500원, 세 개가 7,000원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가격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해진다.

떡 원가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60%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, 재료비 자체를 낮추거나 유통 비용을 줄이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. 송선담떡집은 직접 농사를 짓고 유통 단계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택했다. 농산물 직거래는 유통마진을 줄여 원재료 단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. 재료 품질을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구조적 근거가 여기에 있다.

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'싼 떡'이 아니라, 원가 구조가 투명한 떡을 고르는 셈이다. 어떤 가격이 합리적인지 판단하려면 그 가격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보는 것이 관건이다.

흑미, 쑥, 모시잎이 섞여 층층이 패턴을 이루는 갠떡의 단면

직접 먹어본 송편 세 가지와 갠떡

세 가지 송편을 한 자리에서 나란히 먹어보는 건 생각보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.

  • 모시동부송편은 소의 결이 거칠지 않고 부드럽게 으깨져 있어 한 입에 자연스럽게 넘어갔다.
  • 모시흑임자송편은 씹을수록 고소함이 올라오는데, 피의 풀내음과 묘하게 잘 맞았다.
  • 모시참깨송편은 셋 중 가장 담백해서 여러 개를 먹어도 물리지 않았다.

갠떡은 예상 밖이었다. 흑미와 쑥, 모시잎을 함께 넣어 만든 갠떡은 30,000원 구성인데, 색이 층층이 달라 보는 재미도 있고 쫄깃한 식감이 단단하게 살아 있었다. 온 가족이 둘러앉아 나눠 먹기에 적당한 양이고, 세 가지 재료가 각자 다른 향을 내면서도 하나의 떡 안에서 어색하지 않게 어울렸다.

이 가격에 이 구성이라는 사실이 솔직히 놀라웠다. 먹고 나서 한참 뒤에도 그 쫄깃함과 고소함이 기억에 남는다는 것, 그게 이 떡이 주는 의미다.

모시송편과 다양한 색감의 떡이 나무 쟁반에 나란히 담긴 모습

모시잎이라는 재료 하나가 영양, 색감, 향을 동시에 담고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제대로 알았다. 직접 농사를 짓고 유통을 줄인 구조가 30알 만 원이라는 가격을 만들어냈고, 그 가격 안에 세 가지 소와 정성스러운 피가 함께 들어 있었다. 갠떡의 쫄깃함과 송편의 담백함을 번갈아 먹으면서, 전통 떡이 이렇게 일상에 가까이 있어도 되는구나 싶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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